자연주의 감성으로 재탄생한 부산의 낡은 주택

미니멀한 자연주의 감성주택, 33평 주택리모델링, 로하디자인 로하디자인 Minimalist style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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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개발시기에 뺵뺵하게 쏟아져 들어온 대도시의 주택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비효율적인 구조와 난방 시스템,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디자인으로 인해 화려한 도시의 뒷길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된 주택의 미관과 안전성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이제는 낡은 집에 새 숨결을 불어넣어 줘야 할 타이밍이다.

오늘은 부산 연지동에 있는 주택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1층 18평, 2층 15평으로 구성된 33평 규모의 이 집에는 클라이언트 부부와 부모님, 그리고 딸 아이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프로젝트를 맡은 국내 실내 장식 & 인테리어 디자이너 로하디자인은  전체 공간을 재배치하고, 재구성했으며 인테리어는 물론 야외 조경 작업을 3개월에 걸쳐 진행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의 안팎을 오가며 재탄생시킨 집, 그 대장정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도록 하자. 

낡은 도심 주택

대지면적 131.83 제곱미터, 건물면적 77.95 제곱미터 규모의 이 주택은 오래되어 낡은 것은 물론, 불법 증축 과정으로 더해진 가건물들로 인해 건축의 미적인 부분은 언급하기 힘든 상태였다. 평범한 한국형 도심 주택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세련되고 깔끔한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주택을 기피하는 이유를 들 때 예시로 내밀기에 적절해 보인다.

비효율적인 외관

현관과 대문 사이에는 마치 골목길처럼 좁고 긴 모양의 길이 나 있었다. 그 길에 들어서기 전에 있는 마당은 비정형의 좁은 규모 때문에 실질적으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아늑하거나 편안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야외 휴식 공간이라기 보다는 동선을 위한 자투리, 틈새 공간에 가까웠을 것이다.

낡고 활용성이 떨어지던 실내 공간

1층은 클라이언트의 부모님이 생활하던 곳으로, 침실과 욕실, 그리고 주방이 있었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천장이 낮은데다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무늬가 있어 실제보다 더 좁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공간이다. 비효율적이고 올드한 디자인의 가구와 장식, 소품 역시 낡고 어두운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거실 역할을 하는 중간 공간은 여러 개의 방이 한꺼번에 방사형으로 연결되는 구조였다. 이런 구조는 가구를 놓아 거실로 사용하기에는 동선이 엉키는 문제가 있기에 실질적인 거실로 사용하기 보다는 복도 개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구식 욕실

낡은 주택의 구식 욕실은 미적인 부분은 둘째 치고, 습기가 차고 웃풍이 들기 때문에 위생 관리가 힘들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제대로 된 가구가 없고 올드한 타일과 시멘트로 마감한 구식 욕실. 재건축 후에는 어떻게 바뀌었을 지 기대된다.

리모델링 전 2층

클라이언트 부부와 딸 아이가 사는 2층의 재건축 전 모습이다. 주방과 거실이 밀착되어 있는 구조였지만 트여있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는 완전히 차단되어 있는 느낌이다. 거실에 비해 주방이 과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거실이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답답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어중간한 공간

낡은 주택의 구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로 혹은 위로 불법 증축을 남발했다면 집의 안전성 문제는 물론이거니와, 미관상으로도 점점 나빠져 수습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처마 아래를 샤시로 막아 실내 공간으로 쓰던 이 공간은 창고 아닌 창고이면서 실내도 실외도 아닌 어중간한 공간으로 전락해 버렸다. 

리모델링 후 외관

연지동 주택의 새로운 모습은 장식이나 건축적 기교로 완성한 건물과는 거리가 멀다. 꾸밈 없이 담백한 느낌. 질리지 않고 자꾸 시선을 잡아 끄는 편안함이 바로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이다. 

주택 외관은 징크 패널과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하고 직선 위주의 실용적인 동선을 최대한으로 활용한 심플 모던 스타일이다.

도심 주택의 휴식 공간

도심의 주택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꿈꾸었을 법한, 바로 그 공간이다.

비록 아름다운 산과 들은 없더라도, 도시에 사는 사람에게는 사람 소리 섞인 밤 공기와 바쁘고 화려하게 반짝이는 야경도 소중한 도시 로맨스의 한 자락이다. 방부목 데크로 만든 이 작은 테라스는 클라이언트 가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특별한 그들만의 야외 휴식 공간 역할을 한다.

인조 자작나무가 있는 화단

샤시가 있던 처마 아래 공간은 밑의 공간은 막아버리고 위쪽 바닥은 철거해 인공 화단을 만들었다. 한대성 수목인지라 부산에서 생육할 수  없는 자작나무 대신, 인조 자작나무를 활용해 자연미 넘치는 화단 조경을 완성할 수 있었다. 조경과 불빛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만들어 내는 이 집의 밤 풍경이 참 낭만적이다.

이야기가 있는 테라스

이 집의 역사를 함께 해 온 정원의 감나무는, 아름다운 화단의 중심으로 새롭게 자리잡았다. 집 외벽을 철거하고 마당을 재구성할 당시, 감나무는 그대로 보존한 후 화단과 데크를 그 주변으로 맞춰 배치했다. 집과 사람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 가겠지만, 변하지 않는 것 하나쯤 이렇게 남겨 놓는 것도 집의 운치를 더해 주지 않을까.

섬세한 자연미를 살린 실내 인테리어

클라이언트의 부모님이 생활하게 될 1층을 살펴 보자. 실내 인테리어는 맑고 깨끗한 이미지에 촛점을 맞췄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미니멀리스트 디자인에 강마루와 실크 벽지, 그리고 자작나무로 마감한 실내는 첫 눈에 섬세한 자연미를 느끼게 한다.

공용 주방

1층 주방은 톤을 한 층 다운시킨 그레이 타일을 사용했다. 넓은 창으로 풍부한 햇살이 비춰 들어오기 때문에 전체 톤이 어두워지기보다는 충분히 생기 있게 밝으면서도 차분하고 안정한 분위기로 유도한다.

리모델링 전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져 있던 주방은 1층에 두 세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주방으로 설계하고 2층에는 간이 주방만 추가했다. 두 개층 모두가 큰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주방을 합치는 것만으로도 실질적으로 유용한 새 공간을 창출 할 수 있었다. 

2층 안방

2층 안방의 모습이다. 측면에 설치한 상부 수납장과 붙박이 테이블은 화장대와 컴퓨터 책상을 포함한 안방의 모든 가구 역할을 하는 아이템이다. 별도의 가구를 배치하기보다는 인테리어 그 자체가 되는 가구를 활용함으로써 기본 컨셉에 더욱 충실하고 특유의 스타일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새로운 욕실

앞서 소개한 구식 욕실을 기억하고 있다면 더욱 놀랄 만한 변화가 있는 공간이다. 옥외 화장실을 연상 시킬 만큼 어수선하고 취약했던 전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새로운 마감재와 심플한 디자인으로 아늑하고 안정적인 장소로 거듭났다. 실내 공간의 컨셉에 맞춰 자작문을 설치하고 흐르는 듯한 질감의 스카이블루를 덧입힌 욕실은 상상 이상으로 사랑스럽고 온화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국내 전문가의 또 다른 주택 리모델링 사례를 여기에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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