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시간과 수수한 풍경을 담아낸 집

Juhwan Moon Juhwan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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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지 않는 건물에 흐르는 시간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먼저 시간의 흐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생각해보자. 가장 원초적인 방법으로 해와 달의 움직임을 통해 시간이 흐르는 것을 알 수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라면 싹이 트고, 꽃이 피고, 낙엽이 지는 등 계절의 변화도 있을 것이다. 빛과 그림자 그리고 주변의 자연 풍경을 멈춰있는 건물에 더하면 시간을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오늘 기사에서 소개하는 집은 흐르는 시간을 담고 수수한 풍경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집이다.

오늘의 집은 한국의 건축가 100. A에서 경기도 양평군에 지은 단독주택이다. 차분한 풍경의 산기슭에 자리한 165㎡(약 49.9평) 면적의 주택은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표정이 무척 아름답다. 또한, 군더더기 없이 단순한 조형언어를 사용해 설계한 집은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인다. 따뜻한 속성을 가진 재료인 벽돌과 나무를 사용해 집을 꾸민 덕에 온화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이제 시간이 흐를수록 고유의 멋을 더해가고, 터에는 기억이 차곡차곡 쌓여갈 오늘의 집을 찾아가 보자.

<Photographs  :  CHOI, BK  100. A>

삶을 담아내는 단순한 형태의 집

오늘의 집은 크게 박공지붕을 가진 건물과 상자 모양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부지는 벽돌로 담장을 쌓아 둘러싼 모습이다. 나무가 무성하게 자란 숲은 집을 그리는 배경이 되고, 단순한 형태의 건물은 사람의 삶을 담는 바탕이 된다. 여기에 빛과 그림자가 더해지자 건물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한다. 단순한 것이 오히려 많은 것을 함축한다는 디자인 격언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벽돌로 마감한 외벽이 만드는 표정

벽돌로 마감한 외벽은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벽돌은 한 장씩 쌓아 올리기 때문에 수공예적인 느낌이 강한 재료다. 그리고 벽돌을 쌓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오늘의 집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틈을 만들거나, 벽돌이 한 장씩 튀어나오게 쌓았다. 틈으로는 빛이 스며들고 튀어나온 벽돌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건물에 새기는 디자인 아이디어다. 

다양한 재료의 독특한 분위기 연출법

오늘의 집은 차고를 통해 현관으로 들어가는 진입방식이다. 차고는 천장을 따로 만들지 않고 박공지붕 형태를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덕에 높은 공간감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벽돌을 쌓아 만든 벽과 합판으로 마감한 부분이 서로 만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단순한 형태에 맞춘 철제 현관문과 합판으로 제작한 수납장도 좋은 디자인 아이디어다. 가족이 모여서 여가생활이나 취미생활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빛을 끌어들이는 파사드 디자인

벽돌을 쌓은 방식을 자세히 살펴보자. 일정한 간격을 두고 틈을 만든 덕분에 빛이 내부로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다. 그리고 멀리서 보았을 때는 이 틈이 보이지 않으므로, 주변의 시선을 적절히 차단해 거주자의 사생활을 지킨다. 만약 오늘의 집처럼 벽돌 파사드가 독특한 다세대주택이 궁금하다면, 여기 링크를 따라가 기사를 읽어보자. 다양한 벽돌 아이디어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재료 본연의 색을 드러낸 거실 인테리어

이번에는 가족의 생활공간인 거실을 살펴볼 차례다. 상자 형태의 건물에 자리한 거실은 바닥에 헤링본 패턴의 원목 마루를 시공했다. 별다른 채색 없이 재료 본연의 색을 그대로 드러낸 바닥과 함께 나무가 조화를 이룬다. 전체적인 공간은 밝은 색조로 꾸몄다. 그리고 방향성을 가질 수 있도록 설치한 조명은 단순한 디자인이 깔끔한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모습이다. 

땅과 관계를 맺는 내부 디자인

앞서 설명한 바와 마찬가지로 주택은 상자 형태의 건물과 박공지붕을 가진 건물이 만나는 모습이다. 두 공간이 만나는 곳에는 약간의 높이 차이가 있어 계단으로 이어진다. 다이닝 룸과 주방은 높이가 같지만, 거실은 단을 낮춰 두 영역을 구분하는 디자인 아이디어다. 처음부터 땅이 가진 조건을 파악하고, 이에 따라 공간의 기능을 나누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세심하고 깔끔한 인테리어 마감

계단 세부 디자인에서는 깔끔한 마감 방식이 돋보인다. 하얀색 벽과 만나는 모서리에는 걸레받이를 따로 만들지 않았다. 벽, 바닥, 계단의 경계를 확실하게 규정함으로써, 단정하게 정돈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실내조명과 전기는 노브 스위치로 조절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분전반은 매입형으로 깔끔하게 시공했다. 벽에 불룩하게 튀어나온 돌출형 분전반은 쉽게 디자인을 망치게 마련이다.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모습이 엿보인다.

현대적인 감각에 따뜻한 맛을 살린 식사공간

다이닝 룸과 주방은 하얀색 벽, 마당을 향해 낸 창, 따뜻한 나무로 마감한 천장이 돋보인다. 일자형 조리대는 자연스럽게 식탁과 이어지도록 배치했다. 이는 길고 가느다란 형태의 공간에 맞춰 가구를 배치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전체 인테리어의 분위기와 같은 맥락에서 원목 식탁을 배치하고 전구를 늘어뜨리는 방식으로 조명을 설치했다.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재료 고유의 특성을 이용해 따뜻함을 더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현대적인 감각과 푸근한 맛이 동시에 살아 있는 식사공간이다. 여기 링크를 따라가 더 많은 주방을 확인해 보자.

아름다움과 기능을 생각한 욕실 디자인

욕실은 위아래를 나눠 디자인하고, 모서리에는 창을 냈다. 항상 물을 사용하는 욕실에서 창문은 빛이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바람이 원활하게 순환하는 데 필요하다. 게다가 목욕을 즐기며 창밖을 바라볼 수 있어 마음마저 시원하다. 아름다움과 기능 두 부분을 모두 고려한 욕실 디자인 아이디어다.

외부와 내부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테라스

다시 외부로 나와 마당을 확인해 보자. 거실, 주방과 이어진 테라스는 높이 차이를 이용해 평균 지면 높이보다 낮은 선큰(sunken) 방식으로 꾸미고, 앉을만한 자리를 만들었다. 아늑한 분위기와 더불어 손님을 초대하거나 여유로운 휴식을 위해 활용할 수도 있는 공간이다. 또한, 주방의 기능을 외부로 연장해 야외에서 차와 식사를 즐기기에도 좋다.

흐르는 시간을 담고 수수한 풍경 속으로 스며드는 집

오늘의 집은 흐르는 시간을 담고 수수한 풍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집이다.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건물의 표정과 숲의 나무는 시간의 변화를 일깨워준다. 단순한 형태에 다양한 재료를 섞어 디자인한 주택은 간결함 속에 깊은 울림을 만들어 낸다. 그럼 이제 망설일 것 없이 나의 드림 하우스를 위한 아이디어를 모아 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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