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의 재탄생. 서울시 용산구 노후주택 리모델링

길월동 주택 리모델링 (추가), 건축일상 건축일상 Kit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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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까지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더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어진 서울. 재건축 대상인 아파트도 줄어들고 새 건물을 지을 대지도 거의 사라진 이 시점에서, 우리는 기존의 노후주택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2017년 기준 통계청 주택 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단독주택 중 47.4%가 사용승인일로부터 30년을 넘은 노후주택이라고 한다. 반수에 가까운 노후주택을 리모델링했을 때의 이점을 생각해 보자. 가치가 높은 서울의 대지는 그대로 보존하되 철거 과정이 없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으며, 견고함을 다지고 철저한 보수공사를 진행한다면 안전 문제없이 예스러운 멋을 살리는 것도 가능하다. 

서울의 수리 및 리모델링 전문가 건축일상에서는 용산구 길월동의 노후주택을 성공적으로 리모델링함으로써 노후주택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낡아서 어수선해진 외관은 물론 오래된 내부까지 완벽하게 재구성했지만,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전체 라인은 그대로 살려두었다. 신축 주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그 시절 주택 특유의 외형에서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클래식한 아름다움이 묻어나온다.

리모델링 전, 낡고 평범한 주택


리모델링 전, 흔하게 볼 수 있는 노후주택의 모습이다. 길을 걷다가 본다면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스쳐 지나갔을, 존재감 없는 낡은 집일 뿐이었다. 담장과 큰 대문 탓에 접근성도 떨어진다. 주택 일부에 베이킹 클래스를 열어 상업성을 살리고자 했던 클라이언트에게, 이런 낡고 폐쇄적인 구조의 주택은 분명 목적에 부적합한 대상이었을 것이다. 시대에 맞춘 세련된 스타일과 거주지로서의 안정성, 상업성까지 새롭게 갖춰야 했던 리모델링 작업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었을까.

발길을 유도하는 열린 공간

화이트 난간과 화사한 핑크색 외관이 확실하게 눈을 사로잡는다. 꽉 막혀있던 낡은 담장과 대문은 철거하고 한쪽 방향에만 낮은 흰색 담을 설치했다. 계단식으로 리드미컬하게 이어지는 담은 막거나 가리기보다는 오히려 길을 유도하는 듯 선을 그려내는 정도에 그친다. 누구나 쉽게 다가가고 편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시원하게 오픈된 안뜰과 출입로의 이미지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어수선했던 마당과 현관은 깔끔한 우드 테라스로 대체했다. 베이킹 클래스가 열리는 1층의 외벽이 통유리로 테라스와 이어지며 마치 캐주얼한 스타일의 카페 같은, 편안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감돈다.

도시를 바라보는 아늑한 발코니

기준의 답답했던 2층 난간과 발코니는 시원하게 오픈된 구조로 재구성했다. 부드러운 우드로 바닥을 마감하고 낮은 화이트 난간에 반투명한 안전 난간을 매치해 개방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화이트 컬러와 선명하게 대조되는 붉은색 어닝으로 멋스러움까지 더하니 도심 속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세련된 야외 휴식 공간이 완성되었다.


트렌디한 이미지를 살린 클래스 공간

쿠킹 클래스가 열릴 1층의 모습이다. 블랙 앤 화이트를 배경으로 삼아 노출 천장에는 스포트라이트를 전체 라인에 걸쳐 설치했으며 바닥은 매끄럽게 반짝이는 효과를 내 트렌디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통유리로 대체한 전면을 통해서는 탁 트인 시야와 풍부한 자연조명이 들어오고, 심플한 디자인의 우드 가구들이 생동감을 더한다. 여느 유명한 카페 못지않은 감각적인 스타일의 인테리어에서 앞서 보았던 노후주택의 뒷그림자가 깨끗하게 씻겨나가는 듯하다.

공간의 특색을 살리는 스타일링

구석구석 채워 넣은 귀여운 장식과 소품들은 심플한 기본 인테리어에 그만의 특색을 덧입혀주는 역할을 한다. 세련되긴 하지만 기본 요소만으로는 구체화되지 않았을 공간이다. 그 독특한 색채와 개성을 살려내는 것은 사랑스러운 디자인의 갖가지 다기와 베이킹 모형, 주방 도구로 장식한 스타일링 아이디어다.

예상치 못한 반전의 공간을 담다. 또 하나의 놀라운 노후주택 리모델링 사례를 여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클래스 주방

클래스용 주방은 베이킹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베이킹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가운데에 넓은 조리대를 배치했으며 하단을 완전히 오픈해 다양한 조리 도구를 쉽게 찾고 정리할 수 있는 수납장을 꾸렸다. 개수대와 냉장고 및 오븐 등의 주요 대형 요소를 사방으로 배치했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동해도 동선이 크게 꼬이지 않는다.

스테인리스로 통일한 주방 시설은 전문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위생 관리가 쉽고 시선이 차분하게 정돈되기 때문에 장식성보다는 기능성이 중요한 클래스 주방을 위해서라면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다.

내 입맛에 꼭 맞는 공간, 가정용 주방

가정용 주방은 다수가 동시에 작업할 수 있고 많은 물건을 수용해야만 하는 클래스용 주방과는 달리, 개인적인 취향을 담아 장식성을 가미하고 1인 혹은 2인의 동선에 맞게 피팅했다. 깨끗한 화이트 가구에 웨인스코팅 장식을 넣어 클래식한 멋을 표현했으며, 작은 아일랜드 조리대를 추가하고 핑크색 펜던트 조명을 더 해 산뜻한 분위기로 마무리한 공간이다.

모던과 클래식 사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주방 '보넨핑크' 디자인을 여기에서 소개한다.

일과 일상의 경계, 계단을 가리는 슬라이딩 도어

헤링본 패턴을 넣은 원목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클래스 공간과 2층 생활 공간을 연결하는 숨겨진 실내 계단이 모습을 드러낸다. 계단을 가리는 슬라이딩 도어는 가정집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계단 디자인을 가림으로써 베이킹 클래스의 이미지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돕는다. 클라이언트에게 생활 공간과 상업 공간을 깔끔하게 분리하는 것은 일상의 안정감을 유지하고 일과 일상을 구분하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사생활과 업무가 유착될 여지가 있는 집일 경우, 이 두 공간을 어떻게 분리하고 독립성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많이 달라지니 특히 신중을 기해야 할 부분이다.


우아한 동양미로 채운 2층

계단을 따라 올라온 2층은 따뜻한 분위기의 가정집이다. 원목으로 그린 전체 윤곽과 서까래 형태를 노출시킨 높은 지붕에서 고풍스러운 동양미가 묻어 나온다. 다른 색감은 자제하고 장식 요소를 추가하기보다는 원목 소재 자체가 품고 있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강조한 공간이다. 아늑하면서도 우아한 품위가 느껴지는 이 공간이 낡고 노후화된 주택이었다고 어느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

고풍스러운 한옥을 새롭게 채우다. 국내 전문가의 한옥 실내 리모델링 사례를 여기에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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